숙희네 : Sookhee.net


 by Sookhee
2008. 1. 27. 23:52 Diary
2008.01.27 - 아부지 위암 수술 전 날....


아부지 병실.

옆에서 곤히 잠이 드셨다.

내일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수술하기로 결정이 되었다.

이래저래 위암인 것을 알고 한달 반 가량 지났고나.....



이런 저런 검사들을 통해서 확인 가능한 전이는 없다고 판명이 되었지만 그래도 걱정.

수술하기 전 까지는 모르는 일이라고들 하더군.

오늘 담당 의사한테 여러가지 설명을 들었는데 모르는 게 약이란 생각도 좀 들었다.



75% 위 절제 + 십이지장에 연결.

이게 내일 아부지가 하시게 될 수술이다.

그것도 검사 결과에서 예상한 대로 위벽의 암이 크지 않았을 경우.

처음엔 전이되지 않았다는 것 만으로도 뛸듯이 기뻤지만, 사람 마음이란 게 그런 것이 아닌지라......

그나마도 미세한 전이 여부는 CT로도 알 수 없다는 무시무시한 코멘트.



아부지는 나름 식도락을 즐기시던 분이시고, 맛난 술을 조금씩 드시는 걸 좋아라 하셨고, 향이 좋은 커피를 매우 즐겨 마시던 분이신데 앞으로는 그 좋아하시는 것들을 못 하실 것 같다.
(약간씩이라면 경과가 좋을 경우 괜찮다고는 하지만......)

수술 뒤에 못 먹게 될 음식에 대한 걱정이 사치일지도 모르지만, 나는 그것이 무척 아쉽고 속상하다.

조만간 정말 괜찮은 커피 머신을 사 드리고 싶었었는데......



하루 종일 금식하시고, 궤양때문에 빈혈 수치가 낮아서 수혈을 받으시고는 조금 전 잠이 드셨다.

어찌나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을 하시는지... 그게 오히려 더 신경이 쓰인달까.



부디 내일 수술이 잘 되기를 바람.

나는 믿는 신이 없으니 기도는 못 하고, 그저 간절히 바라는 것 뿐이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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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부지... 사랑해요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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